2016년도 제19회 보문학술대회 참관기
임승순
ssim73@kmu.ac.kr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미소(媚笑)’학회라고도 부르는 보문학술대회는 경주 보문에서 모임을 시작하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고 있으며,학생 및 연구원이 참여할 수 있는 다른 학회와는 다르게 연구책임자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학회이다.더욱이 보문학술대회는 우리나라에서 탁월한 연구업적을 내시는 이른바 빅가이(?)분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발표를 들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진 학회이다.
올해는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송대규 교수님께서 제19회 보문학술대회 준비위원장을 맡게 되셨고,나를 보문학술대회 준비위원으로 위촉해 주셨다.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작년에 보문학술대회를 주관하셨던 경북대 최제용 교수님께 여러가지 도움을 요청하였고 많은 조언과 자료를 아낌없이 주셔서 학술대회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보문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보문학술대회의 명성에 걸맞는 우수한 연구자분들을 연자와 좌장으로 모시는 일이었다.한국에서 그 분야의 연구를 리드하고 대표하시는 분들이시기 때문에 미리 섭외를 하지 않으면 이미 많은 스케쥴로 인하여 연자로 모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연자 및 좌장 리스트를 선별하고 연락을 드려야 했다.아쉽게도 몇몇 분들은 선약으로 인하여 모시지 못하였으나,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흔쾌히 섭외에 응해 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다.
그 다음은 장소를 정하는 일이었다.지난2년간 대구에서 보문학술대회를 개최하였고,모두 시내 중심에 있는 노보텔에 있는 세미나 장소를 빌려서 학술대회를 치뤘다.장소도 시내이고 깨끗하여 만족도가 높았으나,두 번을 연속해서 같은 장소에서 했기 때문에 한번 더 하기에는 부담감이 있었다.그래서 대구 시내를 한눈에 볼 수도 있는 야경이 멋진 수성못 부근의 수성호텔을 알아 보았다.세미나 장소에서 보이는 경치가 예술이었지만 확장공사와 주차장 신축 공사로 인하여 어수선하여 장소를 결정하는데 망설임이 많았다.혹시라도 멀리서 오시는 분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위원장님과 함께 몇 번의 고민과 회의를 통해서 학술대회 전까지 주차장 공사가 어느정도 끝날 것이라는 호텔측의 약속을 믿고 장소를 결정하게 되었다.주차장 공사는 어느정도 끝났으나 호텔 확장공사는 계속해서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참석하시는 회원님들께 번잡함을 드려서 너무 죄송스러웠다.아마도 호텔 확장공사가 끝난 후에 이곳에서 학술대회를 다시 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여건 속에서 학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있었는데,바로9월28일부터 김영란법이 시행된 것이다.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영란법에 해당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문제로 많은 확인작업이 필요했고,추가적인 변수들을 많이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다행이 학회측에서 학술대회를 담당하는 김보라 선생의 도움으로 여러가지 문제들을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 있게 되었고 감사를 표하고 싶다.
식사는 호텔 뷔페로 맞추었고Open Discussion장소로 수성못 부근에 좋은 장소를 섭외하였다.학회장소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서50여분의 회원님들이 편하게 토론을 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섭외하였다.학회 장소에서4-5번 방문하여 직접 일정을 확인하고,스크린의 높이와 테이블 셋팅 등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난 후에 비로서 안도의 한숨을 쉴 수가 있었다.
드디어 학회 시작 첫날,미리10시부터 학회장소에 도착하여 마지막 점검을 하니 한 두 분씩 회원님들이 도착을 하셨고 드디어 개회사를 시작으로1박2일의 학회 일정이 시작되었다.
첫 세션으로 김윤기 교수님의Glucocorticoid Receptor매개mRNA Decay기전에 대한 연구,조은경 교수님의 선천성 면역에서 핵수용체의 작용기전 연구,이민구 교수님의Transmembrane Protein의Unconventional Trafficking Pathway에 대한 최신 연구내용으로 명강의와 함께 열띤 토론의 장을 열어 주셨다.아쉽게도 명경제 교수님의 강의를 직접 듣지는 못하였으나, IBS팀에 계신 박영운 박사님의 영어 발표로DNA Mismatch Repair결핍에 의한 암발생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내용을 흥미롭게 듣게 되었다.조윤경 교수님의Centrifugal Microfluidics는 의생명과학 연구에 대한 응용분야로 새로운 시야를 열어 주셨고,박병현 교수님의Sirt6 KO Mice를 통한 대사표현형의 변화 강의는 열띤 토론을 이끌어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특강으로 섭외된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의 이석영 교수님의 천문학 특강은 생명과학 연구에 집중되어 있는 회원들에게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강연이 되었다.우리 은하계와 비슷한 은하계가 수 천억 개나 있으며,하늘에 보이는 작은 별이 사실은 별이 아니라 우리 지구가 속해있는 태양계와 같은 은하(Galaxy)라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블랙홀과 새로운 은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참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아주 작은 입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만찬 후에 다시 시작된 저녁 세션에서 이호영 교수님의 항암치료 기전에 대한IGF-1R의 기능,송재환 교수님의E3 Ligase에 의한 대사조절 기전 연구,배석철 교수님의Lung Cancer유발에서K-RasG12v와Runx3의 역할에 대한 연구 발표는 피곤함도 잊게 만드는 재미있는 강의였다.여의치 않은 토론 시간 때문에 못다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우리는Open Discussion장소로 이동하였다.그곳에서 오랜만에 뵌 분들과 새롭게 뵙게 된 분들과 함께 서로의 친목을 다지면서 각자의 연구에 대한 열정을 쏟아 내셨고,원로 교수님들의 주옥 같은 인생이야기와 후배 교수님들에게 아낌없이 격려를 해 주셨던 훈훈한 자리가 되었다.
학회 둘째 날,아침 세션부터 김준 교수님의Eukaryotic Ribosomal Protein의 기능에 대한 연구,이서구 교수님의Catalase, Glutathione Peroxidase, Peroxiredoxin의 다른 기능에 대한 연구,김인산 교수님의Exosome, Natural Nano Carrier,그리고Protein Nanocage에 대한 흥미로운 강의로 어젯밤의 피곤함을 말끔히 잊게 해 주셨다.이어서 한재용 교수님의 조류 유전체 연구,김성기 교수님의 동물fMRI의 사용 및 응용방법,이창준 교수님의Neurodegenerative Disease에서Astrocytes와Gilotransmitters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들으면서‘나도 저렇게 연구할 수 있는 날이 올까’하는 부러움과 도전을 받는 시간이 되었다.점심 식사 후 마지막 세션이 진행되었다.김완욱 교수님의Rheumatoid Arthritis에서Placenta Growth Factor의 효과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임상을 하시면서 연구도 저렇게 잘 하실 수 있다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숙여 졌다.최강열 교수님의Wnt/b-catenin Signaling에 대한 오랜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들으면서 연구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마지막으로 전장수 교수님의Osteoarthritis Pathogenesis에서 전사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는 강의 내용뿐 만 아니라 청중들을 휘어잡는 매력을 발산하는 재미있는 강의였다.특히 자신을‘변방의 오랑캐’가 한 것이라는 표현하셨지만 너무도 공감되는 표현이었다고 생각하였다.저명한 국제저널Editor들의 눈에는 우리들이 변방에 있는 작은 나라로 보일지 모르지만,그런 우리들이 이렇게 훌륭한 결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고 뿌듯해 지는 것 같았다.송대규 위원장님을 중심으로17명의 학회 준비위원들의 치밀한 준비와 진행으로 대한민국의 연구를 대표하는 여러 연구자들이1박2일 동안 열띤 강의와 뜨거운 토론으로 채워진19회 보문학술대회는 국내 최고수준의 연구발표를 들을 수 있는 학술대회라는 특유의 색깔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고, 20회 보문학술대회 준비 위원장으로 경북대학교 이병헌 교수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함으로써 제19회 보문학술대회의 성대한 막을 내렸다.끝으로 더 나은 제20회 보문학술대회를 기대하고 앞으로도 보문학술대회가 꾸준히 발전하고 지속되기를 바라며,성공적인 보문학술대회가 될 수 있도록 애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