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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BB 과학탐방 후기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자

    2017-09-01
  • 조회수

    274

 

KRIBB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과학탐방을 다녀와서

영욱

양산제일고등학교 1학년

 

 지난 726~28일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KRIBB 과학탐방을 다녀왔다. 뉴스나 인터넷에서만 보던 다양한 연구들이 실제로 행해지는 연구기관에 가서 박사님들의 말씀을 듣고 직접 실험을 한 것은 나에게 있어 정말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 흔치 않은 기회라 생각하고 3일간의 캠프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싶은 마음에 더욱 열심히 참여하였다.

 

 첫날에 나는 연구원 형과 함께 Lab Tour를 했다. 랩 투어를 하면서 나는 총 5개의 연구센터를 방문했었는데 그중 유전체맞춤의료연구센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곳에 계신 박사님께서는 인간 유전자 구조와 함께 현대생물학의 발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 인간게놈프로젝트에 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또한, 내가 의학계열의 진로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미래에는 IBM의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이 환자에게 처방을 내리기 때문에 단순히 처방을 내리고 진료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어떤 특색 있는 의사가 될 것인지에 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나의 진로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리고 개인의 유전자형에 따라서 약물 복용 시 그 약효가 차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자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하여 환자별로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맞춤의학에 관해서 설명해주셨다. 다가올 미래에 맞춤의학 기술이 실용화된다면 환자의 유전자분석을 통해 그 환자의 질병을 조기 진단하여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고, 더불어 향후 걸릴 가능성이 있는 질병까지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신기했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실험을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웨스턴 블랏 실험을 했다. 웨스턴 블랏(Western blot)이란 특정 단백질의 유무 또는 양을 알기 위해 수행하는 분석방법이다. 먼저 세포에서 Protein을 추출해낸다. 겔을 만들어서 추출한 Protein을 전기영동을 통해 분자량 별로 분리해내고, 항원이 결합할 수 있는 Membrane 종이로 겔 내부의 분리된 단백질을 이동시킨다. Skim milk를 이용하여 Blocking 과정을 거치고 1antibody2antibody를 차례로 반응시킨 후, solution1~2분 처리하여 암실에서 X-ray film에 감광한다. 함께 실험한 연구원 형이 처음 실험해보는 단백질이 하나 있었는데 솔루션을 가장 낮은 단계부터 높은 단계까지 다 처리해보았는데도 감광되지 않아서 의문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내가 주도하여 이 실험을 직접 하지는 못했지만 옆에서 실험을 지켜보면서 생명과학 실험의 기본적인 프로토콜을 공부할 수 있었고, 난생처음 보는 정말 신기한 기계들을 접할 수 있었다.

 

 셋째 날에는 DNA PREP 실험을 했는데, 이번 실험은 전날 했던 실험과 달리 내가 직접 실험할 수 있었다. 실험을 위해 연구원 형한테 실험 방법과 원리에 관해 설명을 듣고 실험을 시작했다. DNA PREP이란 세포 내의 plasmid DNA를 수확하는 방법이다. E.coliDNA를 얻어내는 데 그 과정에서 3개의 용액을 사용했다. S1은 세포벽을 허물어뜨리는 역할을 했고, S2는 세포막을 녹이는 동시에 NaOH 성분으로 DNA를 변성시켰다. S3는 높아진 pH를 회복시킴으로써 DNA를 복구했는데, 이때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genomic DNA는 회복되지 못하고 plasmid DNA만 회복이 됐다. 원심분리와 세척과정을 통해 불순물(RNA, 단백질, genomic DNA )을 제거한 후, 순수한 plasmid DNA를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노드롭 기계에 내가 추출한 DNA를 한 방울 올리고 결과를 측정해보았는데 DNA 양은 많았는데 순도가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 이는 아마 내가 실험 도중에 피펫 사용을 잘못하여 기포가 많이 발생하는 등 실험에 오류가 생겨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실험이 어려웠고 원리도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그 과정에 익숙해졌고 부가적인 내용을 찾아보면서 더 나아지는 것 같았다.

 

 학교 교과서에는 단순히 '단백질 양을 측정했다', 'DNA를 추출했다' 로만 표현되어 있는데, 실제로 그것을 실험해 보니 마치 살아있는 과학을 마주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 과학탐방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나에게 더없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기회가 되었고, 나의 진로를 확고히 하는 데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서 더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실험의 기회를 누리면서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랩 투어 때 나에게 하나라도 더 배워갔으면 하는 마음에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신 여러 박사님들, 그리고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연구원 형, 누나들에게 정말 감사하단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