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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플럭소믹스 (Spatial Fluxomics)
작성자
이원동 (연세대학교)작성일자
2026-07-21조회수
554공간 플럭소믹스
(Spatial Fluxomics)
이원동
연세대학교 생명시스템대학 생화학과
wdlee@yonsei.ac.kr
1. 서론
대사(metabolism)는 공간과 구획으로 나뉘어 작동하는 고도로 조직화된시스템이다. 한 조직 안에서도 영역에 따라 대사 표현형이 다르고, 한 세포 안에서도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질은 서로 다른, 때로는 상반된 반응을 동시에 수행한다. 대사 구획화(metabolic compartmentalization)란 이처럼 대사경로와 구성요소를 공간적·시간적으로 분리하는 세포의 전략을 뜻한다 (1). 이러한 분리는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반응을 동시에 유지하고, 대사 흐름을 정밀하게 조절하며, 세포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중요한 원리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대사체학(metabolomics)의 대부분은 기술적 제약 때문에 조직이나 세포를 균질화(homogenize)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균질화는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공간과 구획의 정보를 평균값으로 환원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대사의 위치 정보와 구획 정보는 소실된다. 예를 들어 간 조직을 균질화해 대사체를 측정하면 전체 세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세포(hepatocyte)의 신호가 우세하게 나타나 다른 세포 유형의 정보는 상대적으로 희석된다 (2). 또한 간세포 내부에서도 문맥주위(periportal)와 중심정맥주위(pericentral) 영역은 각각 포도당 신생합성과 해당작용을 비롯한 상이한 대사 프로그램을 수행하지만, 균질화 분석에서는 이러한 구역(zonation) 정보가 평균화된다. 종양에서도 세포 아집단마다 서로 다른 대사 상태를 보이는 종양 내 대사 이질성(intratumoral metabolic heterogeneity)이 존재하지만, 균질화된 시료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분리해 관찰하기 어렵다 (3).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질이 동시에 수행하는 상반된 산화·환원 반응 역시 하나의 평균 신호로 통합되면서 실제 공간적 분리가 가려질 수 있다 (1).
이러한 평균화의 문제는 대사 흐름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안정동위원소 추적(stable-isotope tracing), 동정맥 농도차(arteriovenous difference), 순환 플럭스(circulatory flux) 측정 등을 이용해 생체 내(in vivo) 대사 흐름과 속도를 정량하는 접근법이 크게 발전하였다 (4). 이러한 방법들은개체 또는 장기 수준의 대사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데 강력한 도구를 제공했지만, 대개 조직을 하나의 균질한 단위로 취급하기 때문에조직 내부의 세포 유형, 공간적 구역, 세포내 구획 간 차이를 직접 구분하지는 못한다 (4).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공간 플럭소믹스(spatial fluxomics)다. 공간 플럭소믹스의 핵심은 동위원소 추적(isotope tracing)을 공간적·세포내 구획 해상도로 확장하여, 균질화 과정에서 사라지는위치 정보를 보존한 채 대사물의 표지와 동역학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간적으로 분해된 대사 흐름을 추론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공간 플럭소믹스는 "어떤 대사물이 어디에 존재하는가"를 넘어 "어디에서 생성되고 소비되는가"라는 질문에 접근하려는 시도라고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공간 플럭소믹스의 개념과 기술 지형을 다섯 단계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개념적 토대로서 대사 구획화의 원리와 표지(labeling) 및 플럭스(flux)의 차이를 설명한다. 이어 조직 수준의 공간 정보를 제공하는 질량분석 이미징(mass spectrometry imaging), 세포소기관 수준의 정보를제공하는 아세포 공간 플럭소믹스(subcellular spatial fluxomics), 표지 정보를 플럭스 추론으로연결하는 단일세포 및 전산 분석 도구를 차례로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대표적인 생물학적 응용 사례와 현재 기술의 한계를 살펴봄으로써, 공간 플럭소믹스가 대사 연구에 가져온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2. 본론
2-1. 개념의 토대
공간 플럭소믹스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대사가 왜 공간적으로 구획화되어 있는지, 그리고 동위원소 표지(labeling)와 대사 플럭스(flux)가 어떻게 다른 개념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공간 플럭소믹스의 기술적 발전은 결국 이 두 문제, 즉 "대사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와 "대사가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가"를 동시에 다루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대사 구획화(metabolic compartmentalization)는 세포가 대사를 조직하는 핵심 원리다. 구획화는 크게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1). 첫째, 각 구획은 서로 다른 물리화학적 환경을 제공한다. 리소좀의 산성 pH,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질의 상이한 산화환원 상태, 구획마다 다른 효소 및 대사물 농도가 대표적이다. 둘째, 구획화는 반응성 중간체나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물질을 발생 부위에 국한시켜 세포를 보호한다. 예를 들어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의 생성과 해독은 특정 구획 내에서 엄격하게 조절된다. 셋째, 구획화는 대사 조절 자체의 수단으로 기능한다. 생화학 반응의 정반응과 역반응을 서로 다른 구획에 배치하면 무익한 순환(futile cycling)을 줄일 수 있으며, 동일한 대사물이라도 구획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조직 내 공간적 위치나 세포내 구획이 다르다면 대사 역시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공간 및 구획 해상도를 유지한 측정에서만 관찰할 수 있다.
다음으로 구분해야 할 개념은 표지(labeling)와 플럭스(flux)다. 동위원소 추적(isotope tracing)은 안정동위원소(stable isotope)로 표지한 영양소를 공급한 뒤, 그 표지가 대사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표지는 ¹³C지만, ¹⁵N, ²H, ¹⁸O 등도 활용된다. 이때 핵심 측정값은 표지된 원자의 수나 위치가 서로 다른 분자 종인 동위원소체(isotopologue)의 분포다. 특정 대사물에서 각 동위원소체가 차지하는 비율을 질량 동위원소체 분포(mass isotopologue distribution, MID)라 하며, 이를 요약한 값으로 평균 표지율 또는 표지 분율(fractional labeling)을 계산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MID와 표지 분율 모두 상대적 척도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특정 대사물이 얼마나 표지되었는지를 나타내지만, 그 대사물이 얼마나 빠르게 생성되거나 소비되는지를 직접 나타내지는 않는다.
반면 대사 플럭스(metabolic flux)는 특정 대사경로를 단위 시간 동안 통과하는 물질량으로 정의되며, 일반적으로 mol/time 또는 mass/time의 차원을 가진다. 플럭스는 대사 네트워크의 "속도"를 나타내는 동역학적 변수인 반면, 표지는 대사 네트워크를 따라 전달된 동위원소의 분포를 나타내는 관측값이다. 따라서 표지와 플럭스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7).
이 차이는 교통에 비유하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떤 대사물의 농도(pool size)는 도로의 특정 구간에 존재하는 차량 수에, 플럭스(flux)는 그 도로를 단위 시간 동안 실제로 통과하는 차량 수에 비유할 수 있다 (8). 같은 수의 차량이 존재하더라도 차들이 빠르게 이동하는 도로와 정체된 도로의 통행량은 전혀 다르다. 마찬가지로 두 조직 영역의 표지 분율이 같더라도 대사물의 농도, turnover, 전구체의 표지 상태가 다르면 실제 플럭스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대사물 농도(pool size)와 표지 분율(fractional labeling)은 그 자체로 플럭스의 직접 지표가 아니며 (8), 표지 지도를 곧바로 플럭스 지도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가 될 수 있다. 절대 플럭스를 추정하려면 표지 정보와 대사 네트워크 구조를 연결하는 수학적 모델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대사물 농도, 기질 섭취율, 생성물 분비율, turnover 정보 등이 추가적으로 활용된다. 즉, 대사 플럭스 분석(metabolic flux analysis, MFA)은 측정된 표지 데이터를 이용해 관측되지 않은 플럭스를 추론하는 과정이다. 실제로 오늘날의 많은 공간 플럭소믹스 연구는 공간적으로 분해된 표지 분포를 측정하며, 플럭스는 별도의 모델링과 계산 과정을 통해 추론한다 (7).
같은 표지라도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표지의 동역학적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빠르게 turnover하는 대사물에서 동위원소 정상상태(isotopic steady state)에 도달한 표지는 주로 특정 전구체나 순환 트레이서가 해당 대사물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반영한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는 기여 분율(fractional contribution)을 정량하는 데 유용하지만, 표지 정보만으로 생산 플럭스를 직접 결정할 수는 없다. 반면 느리게 turnover하는 경로에서는 시간에 따른 표지 축적 속도 자체가 생산 속도와 직접 연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de novo 지방산 합성이나 단백질 합성과 같은 느린 생합성 과정에서는 표지 축적의 시간적 변화를 이용해 생산 플럭스를 정량화할 수 있다 (4). 따라서 표지를 플럭스로 해석하려면 해당 표지가 기여 분율을 주로 반영하는지, 아니면 생산 속도를 반영하는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공간 플럭소믹스에서도 "표지를 측정했다"와 "플럭스를 추론했다"는 표현은 엄밀히 구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개념은 정상상태(steady state) 가정이다. 고전적인 ¹³C-MFA는 일반적으로 대사적 정상상태(metabolic steady state)와 동위원소 정상상태(isotopic steady state)를 가정한다. 동위원소 정상상태란 트레이서를 충분히 오래 공급했을 때 표지 분율이 더 이상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생체 조직에서는 대사가 빠르게 변화하거나, 표지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공간적으로 서로 다른 turnover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표지의 시간적 변화를 직접 모델링해야 한다. 비정상 동위원소 대사 플럭스 분석(isotopically nonstationary MFA, INST-MFA)은 바로 이러한 과도기(transient) 표지 동역학을 이용하여 플럭스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INST-MFA는 시간에 따른 동위원소체 분포 변화와 대사물 농도 정보를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정상상태 MFA와 구별된다 (9). 특히 포유류 조직에서는 세포 유형, 조직 구역, 세포내 구획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구획 특이적 플럭스를 분리하는 일이 오랫동안 ¹³C-MFA의 가장 어려운 과제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왔다 (10).
결국 공간 플럭소믹스는 공간과 구획의 문제, 그리고 표지와 플럭스의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음 절에서는 조직 수준의 위치 정보를 보존하면서 동위원소 표지를 시각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술인 질량분석 이미징(mass spectrometry imaging, MSI)을 살펴본다.
2-2. 조직 수준의 플럭소믹스
조직의 어느 위치에 어떤 대사물이 존재하며, 동위원소 표지가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공간 정보를 보존한 채 관찰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 질량분석 이미징(mass spectrometry imaging, MSI)이다. MSI는 조직 절편을 픽셀 단위로 스캔하여 각 위치의 질량 스펙트럼을 획득한 뒤, 이를 재구성해 분자 분포 지도를 생성한다. 기존 대사체학과 달리 조직을 균질화하지 않기 때문에 위치 정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세 가지 MSI 모달리티는 원리와 성능이 뚜렷하게 다르며, 공간 플럭소믹스의 응용 범위를 이해하려면 이 차이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매트릭스 보조 레이저 탈착/이온화 질량분석 이미징(matrix-assisted laser desorption/ionization mass spectrometry imaging, MALDI-MSI)은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플랫폼이다. 조직 표면에 매트릭스를 도포한 뒤 레이저로 국소 이온화를 유도하며, 일반적으로 5–20 μm 수준의 공간 해상도에서 당, 지질, 아미노산, 뉴클레오티드 등 다양한 대사물을 검출할 수 있다 (11). 둘째, 탈착 전기분무 이온화 질량분석 이미징(desorption electrospray ionization mass spectrometry imaging, DESI-MSI)은 대기압 환경에서 하전된 용매 제트를 조직 표면에 분사하여 분자를 이온화한다. 시료 준비가 비교적 간단하고 지질 분석에 강점을 가지지만, 공간 해상도는 대체로 50–200 μm 수준으로MALDI-MSI보다 낮다 (11). 셋째, 이차이온 질량분석(secondary ion mass spectrometry, SIMS)과 그 고분해능 형태인 NanoSIMS는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아세포 해상도를 제공한다 (11). 다만 NanoSIMS는 주로 원소 및 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하는 기술로서 분자 동정 능력이 제한적이며, 시료 표면을 순차적으로 제거하는 파괴적 분석법이고 처리량도 낮다 (12). 따라서 공간 해상도, 분자 특이성, 감도, 처리량 사이에는 본질적인 상충 관계가 존재하며, 현재로서는 단일 플랫폼이 이들 특성을 모두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이러한 MSI에 안정동위원소 추적을 결합한 접근이 iso-imaging, 즉 공간 분해 동위원소 추적(spatially resolved isotope tracing)이다 (6). 기본 원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연구자는 ¹³C로 표지된 포도당이나 기타 영양소를 생체에 투여하거나 조직에 처리한 뒤, 조직을 적출하여 급속 동결하고 동결 절편을 MSI로 분석한다. 이후 각 픽셀에서 표지 및 비표지 동위원소체(isotopologue)를 동시에 검출하고, 이를 이용해 픽셀별 표지 분율(fractional labeling) 또는 동위원소체 분포(MID)를 계산한다. 그 결과 특정 대사물에 대한 공간 분해 표지 지도가 생성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iso-imaging이 직접 측정하는 대상이 공간적으로 분해된 표지 정보라는 사실이다. 표지 분율이나 동위원소체 분포는 대사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된 동위원소의 흔적을 보여주지만, 그 자체가 절대 플럭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플럭스를 추정하려면 공간 동위원소체 스펙트럼 분석(spatial isotopologue spectral analysis, SISA), 동위원소체 스펙트럼 분석(isotopologue spectral analysis, ISA), 또는 기타 대사 모델링 접근을 이용해 표지 정보를 해석해야 한다 (13). 따라서 iso-imaging은 공간적 표지 측정과 플럭스 추론 사이를 연결하는 출발점에 가깝다.
이 접근이 제공하는 통찰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iso-imaging의 초기 연구들은 ¹³C 표지 영양소 추적과 MALDI-MSI를 결합하여 신장의 피질(cortex)과 수질(medulla)이 서로 다른 대사 기질을 선호한다는 점, 그리고 뇌의 서로 다른 영역이 distinct한 기질 이용 패턴을 보인다는 점을 공간적으로 시각화하였다 (6). 또 다른 연구에서는 DESI-MSI와 MALDI-MSI에 SISA를 결합하여 교종(glioma) 조직 내에서 de novo 지방산 합성의 공간적 이질성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종양 영역에서 팔미트산(palmitate) 생성과 그 후속 연장 반응이 정상 뇌 조직보다 현저히 증가함을 보여주었으며, 종양 내 지방산 생합성의 공간적 재편성을 제시하였다 (13). 한편 NanoSIMS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생체 내 ¹³C-포도당 추적을 통해 α-시누클레인 병리를 가진 신경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골지체, 핵 등 세포소기관 수준의 탄소 동화 패턴 변화를 시각화하였다 (14). 다만 이러한 NanoSIMS 연구는 분자 수준의 대사물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동위원소 분포 자체를 관찰한다는 점에서 MALDI 기반 iso-imaging과 성격이 다르다.
이 지점에서 두 가지 해석상의 함정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첫째, 높은 표지 분율을 곧 높은 플럭스로 해석하는 오류다. 표지는 플럭스와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지만 플럭스 자체는 아니며, 동일한 표지 분율도 농도, turnover, 전구체 표지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플럭스에 대응할 수 있다. 둘째, 낮은 표지 분율을 곧 낮은 대사 활성으로 해석하는 오류다. 특히 생체 내 실험에서는 조직별 관류(perfusion) 차이, 트레이서 전달 효율, 전구체 희석 정도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낮은 표지가 반드시 낮은 대사 활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iso-imaging 데이터는 가능한 한 조직학적 정보와 다른 대사 측정값을 함께 고려하여 해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so-imaging은 균질화 과정에서 사라졌던 공간 정보를 복원하는 강력한 도구다. 예를 들어 특정 신경회로나 세포층에서 유도된 대사 반응이 수십 초에서 수분 단위로 국소화되어 나타나는 현상은 공간 분해 동위원소 추적을 통해서만 직접 관찰할 수 있다 (15). 공간 플럭소믹스의 발전은 이러한 "대사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을 정량적으로 탐구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MSI의 정량성 한계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MSI에서 관측되는 픽셀 강도는 대사물 농도에 항상 선형적으로 비례하지 않는다. 이온화 효율의 차이, 매트릭스 결정의 불균일성, 국소 염 농도, 경쟁 분자에 의한 이온 억제(ion suppression) 등이 신호 강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16). 따라서 영역 간 절대 농도를 직접 비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iso-imaging 연구가 절대 신호 대신 표지 대 비표지 비율을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동위원소 표지 내부표준을 조직 표면에 분사하는 방법이나 정량 보정 알고리즘이 제안되고 있으나, 아직은 표준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16).
질량분석 이미징은 조직 수준에서 대사가 어디에서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창을 제공한다. 그러나 동일한 조직 영역 안에서도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질, 퍼옥시좀과 소포체가 서로 다른 대사를 수행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세포내 구획 정보는 조직 이미징만으로는 분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간 플럭소믹스의 다음 과제는 조직 수준의 공간 정보를 넘어 세포 내부의 구획 수준으로 해상도를 확장하는 것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접근이 아세포 공간 플럭소믹스(subcellular spatial fluxomics)이다
2-3. 세포소기관 수준의 플럭소믹스
조직 수준의 공간 정보가 중요한 것처럼, 세포 내부의 공간 구조 역시 대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질은 같은 세포 안에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 대사 환경을 유지하며, 때로는 상반된 반응을 동시에 수행한다. 두 구획의 NAD⁺/NADH 비는 크게 다르며, 이소시트르산 탈수소효소(isocitrate dehydrogenase, IDH)의 산화 반응과 환원 반응처럼 동일한 효소계가 구획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 전체를 균질화하여 얻은 측정값은 서로 다른 구획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평균화한 결과에 불과하다 (1).
문제는 구획을 분리하는 과정 자체가 대사 측정에 artifact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세포소기관 분획(subcellular fractionation)은 수 분에서 수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데, 그 사이 대사물이 구획 사이를 이동하거나 수확 후 대사(post-harvest metabolism)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실제로 수확 후 대사는 세포 수확 직후 수 초 이내에 시작되며, 세포질 아세틸-CoA와 같이 빠르게 turnover하는 중심 대사물에서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17). 따라서 구획 분리는 단순한 시료 준비 단계가 아니라, 측정 대상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실험적 변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 접근이 급속 세포소기관 분획(rapid subcellular fractionation)과 동위원소 추적의 결합이다. 디지토닌(digitonin)을 이용하면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세포막을 선택적으로 투과시켜 세포질을 방출하고 미토콘드리아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수할 수 있다. 이 방법에서는 대사 급속 정지(quenching)와 구획 분리를 수십 초 이내에 수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분획 과정 중 발생하는 대사적 왜곡을 최소화한다 (5). 보고된 분획 순도는 약 90% 수준이며, 구획 간 교차 오염은 약 10% 정도로 추정된다 (5).
그러나 여기서 얻어지는 것은 여전히 구획별 동위원소체 분포(MID)이지 플럭스가 아니다. 실제 플럭스 추론을 위해서는 먼저 교차 오염을 고려한 전산 디컨볼루션(computational deconvolution)을 수행하여 각 구획의 MID를 역산해야 한다. 이후 동역학적 플럭스 프로파일링(kinetic flux profiling, KFP)이나 대사 플럭스 분석(MFA)을 적용함으로써 구획 특이적 플럭스를 추정할 수 있다 (5). KFP는 동위원소 표지 전환 직후 여러 시점에서 관찰한 표지 축적 동역학을 이용하여 대사물 turnover와 생산 속도를 정량하는 접근으로, 일반적으로 대사물 농도(pool size) 측정을 함께 필요로 한다 (18). 따라서 공간 플럭소믹스에서 측정과 추론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며, 구획별 MID의 획득은 플럭스 분석의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이 접근의 가장 큰 의의는 단순한 공간 표지 측정을 넘어 구획 특이적 플럭스 추론을 실제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spatial fluxomics라는 용어 역시 이러한 연구 맥락에서 제안되었다 (5). 대표적인 사례로, 정상산소 조건의 HeLa 세포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세포질 IDH1의 환원적 카복실화(reductive carboxylation)가 지방산 생합성에 필요한 탄소 공급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사실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결론은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질의 플럭스를 분리하여 추론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균질화된 세포 추출물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정보다 (5).
물론 분획 기반 접근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교차 오염은 수학적으로 보정할 수 있지만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으며,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골지체(Golgi apparatus), 퍼옥시좀(peroxisome)과 같은 다른 세포소기관에 존재하는 대사물이 세포질 또는 미토콘드리아 분획에 일부 혼입될 수 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옥살로아세트산(oxaloacetate)이나 NADP⁺처럼 직접 측정이 어려운 대사물은 여전히 모델 의존적 추론에 의존해야 한다 (5).
이러한 분획 artifact를 원천적으로 피하려는 대안으로 제안된 방법이 CODE-MFA(compartmentalized deconvolution MFA)다 (19). CODE-MFA는 세포를 물리적으로 분획하지 않고, 온전한 세포에서 얻은 동위원소 표지 데이터에 열역학 제약과 반응 방향성 정보를 통합하여 구획별 대사 상태를 추론한다. 다시 말해 실험적 분리 대신 계산적 분리를 수행하는 접근이다. 이 방법은 분획 과정에서 발생하는 누출과 수확 후 대사 문제를 회피할 수 있으며, 구획별 플럭스와 대사물 농도 추정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실제 적용 사례에서는 대부분의 반응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었고, 세포질과 미토콘드리아 사이에 매우 큰 NAD⁺/NADH 구배가 존재함을 정량적으로 제시하였다 (19).
분획 기반 접근은 현재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HA 태그를 이용해 특정 세포소기관을 자기 비드(magnetic bead)로 회수하는 면역포획(immunocapture) 방식의 MITO-Tag는 높은 순도로 미토콘드리아 기질 대사물을 정량할 수 있다 (20). 그러나 분획 시간이 급속 분획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 순도와 속도 사이의 상충 관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냉동 조직을 비수성 용매로 분리하는 비수성 분획(non-aqueous fractionation)은 식물 대사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지만, 포유류 세포에 대한 적용은 아직 제한적이다.
종합하면 현재의 아세포 공간 플럭소믹스는 주로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질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소포체, 골지체, 퍼옥시좀, 리소좀과 같은 다른 세포소기관의 대사 흐름을 정량적으로 분리하려는 시도들로 이어지고 있다 (19). 어떤 구획을 분리하고 정의할 수 있는지는 곧 어떤 대사 질문에 답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분야의 근본적 과제이기도 하다.
결국 조직 수준의 공간 정보와 세포내 구획 정보는 공간 플럭소믹스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실험이 직접 제공하는 것은 표지 분포이며, 이를 플럭스로 연결하는 마지막 단계에는 반드시 수학적 모델과 계산적 추론이 필요하다. 다음 절에서는 이러한 연결 고리를 제공하는 전산 도구와, 공간 해상도를 단일세포 수준까지 확장하려는 최신 접근들을 살펴본다.
2-4. 단일세포 수준의 플럭소믹스와 모델링
공간 해상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일세포(single cell)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같은 조직 안에서도 개별 세포는 서로 다른 대사 상태를 가질 수 있으며, 이러한 이질성은 평균화된 측정에서 쉽게 사라진다. 최근 개발된 ¹³C-SpaceM은 MALDI 기반 질량분석 이미징과 현미경 영상 기반 단일세포 분할(single-cell segmentation)을 결합하여, 개별 세포 수준에서 동위원소 표지를 정량하는 접근이다 (3). 이 방법은 이항 모델링(binomial modeling)을 이용해 세포질 아세틸-CoA 풀의 표지 상태를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de novo 지방산 합성의 세포 간 이질성을 약 10 μm 해상도에서 분석하였다. 그 결과 벌크 분석에서는 비교적 균일하게 보이던 표지 패턴이 실제로는 서로 다른 세포 아집단에 의해 형성된 이중 분포임이 드러났다 (3). 이는 단일세포 수준의 공간 분해 동위원소 추적이 조직 평균값 뒤에 숨겨진 대사 이질성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일세포 수준까지 해상도를 높인다고 해서 곧바로 플럭스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실험이 직접 제공하는 것은 표지 분포이며, 이를 플럭스로 연결하는 마지막 단계는 여전히 수학적 모델에 의존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접근은 크게 정상상태 MFA, KFP, 그리고 INST-MFA로 구분할 수 있다.
정상상태 MFA(steady-state MFA)는 동위원소 정상상태에 도달한 뒤 측정한 동위원소체 분포(MID)를 이용해 대사 네트워크 내 플럭스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이때 표지 정보는 대사 네트워크의 구조와 질량 보존 제약 조건과 함께 해석되며, 특히 분지점(branch point)에서의 상대적 플럭스 분배를 정량하는 데 유용하다. 반면 동역학적 플럭스 프로파일링(kinetic flux profiling, KFP)은 표지 전환 직후 여러 시점에서 측정한 표지 축적 속도와 대사물 농도(pool size)를 이용하여turnover와 절대 플럭스를 추정한다 (18). 비정상 동위원소 대사 플럭스 분석(isotopically nonstationary MFA, INST-MFA)은 시간에 따른 동위원소체 분포 변화와 대사물 농도를 동시에 모델링함으로써, 동위원소 정상상태에 도달하기 전의 과도기(transient) 데이터로부터 플럭스를 추론하는 접근이다 (9). 특히 포유류 세포에서는 중간체 풀이 크고 표지 도달 시간이 길기 때문에 INST-MFA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최근에는 복잡한 조직과 생체 내 시스템으로 MFA를 확장하는 핵심 방법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21).
세 접근은 서로 다른 데이터를 사용하지만 공통점을 가진다. 어느 경우든 표지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대사물 농도, 시간 정보, 네트워크 구조, 열역학 제약 등의 추가 정보를 결합해야 플럭스를 추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공간 정보가 있더라도 모델이 없다면 표지 지도에 머물고, 모델이 결합될 때 비로소 공간 플럭스 지도로 발전할 수 있다. 최근에는 동위원소 추적 실험을 시간과 공간 축으로 동시에 확장하여 생체 내 대사 흐름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공간 플럭소믹스가 점차 정적 분포 분석에서 동적 네트워크 분석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2).
이러한 기술들을 하나의 틀에서 정리하면 공간 해상도와 플럭스 추론 수준이라는 두 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가로축은 측정이 보존하는 공간 또는 구획 해상도를, 세로축은 표지 분포 측정에서 절대 플럭스 추론에 이르는 분석 수준을 나타낸다. 여기서 공간 해상도란 단순한 분해능이 아니라 시료의 원래 위치 정보를 얼마나 보존하는지를 의미한다. 질량분석 이미징(MALDI-MSI, DESI-MSI, iso-imaging), ¹³C-SpaceM, NanoSIMS는 조직과 세포의 위치 정보를 유지한 채 측정하므로 가로축 오른쪽에 위치한다. 그러나 대부분 표지 분포를 직접 측정하는 단계에 머물기 때문에 세로축에서는 상대적으로 아래쪽에 놓인다. 특히 NanoSIMS는 가장 높은 공간 해상도를 제공하지만, 분자 수준의 대사 네트워크 정보와 플럭스 추론 능력은 제한적이므로 우하단에 위치한다.
반대로 아세포 공간 플럭소믹스 (5), CODE-MFA (19), 생체 외(ex vivo) 인체 간 MFA (23)와 같은 접근은 모델 기반 플럭스 추론을 수행하므로 세로축 상단에 위치한다. 그러나 이들은 세포 집단을 분획하거나 균질화하는 과정을 포함하기 때문에 조직의 원래 위치 정보를 직접 보존하지 못하며, 따라서 가로축에서는 상대적으로 왼쪽에 위치한다. 결과적으로 높은 in situ 공간 해상도와 정량적 플럭스 추론을 동시에 달성하는 우상단 영역은 아직 충분히 채워지지 않았다. 바로 이 지점이 현재 공간 플럭소믹스 분야의 가장 중요한 미해결 과제다.
마지막으로 최근의 흐름은 플럭스 추론 자체를 넘어 멀티오믹스 통합으로 확장되고 있다. 공간 대사체학(MSI)과 공간 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을 동일 또는 인접 조직 절편에서 획득한 뒤 정합(register)하여 해석하는 연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대사물의 공간 분포와 동위원소 표지 패턴에 유전자 발현 및 경로 수준의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왜 특정 영역에서 특정 대사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는지를설명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위암 조직에서 공간 대사체, 공간 지질체, 공간 전사체를 통합하여 세포 유형별 대사 재프로그래밍을 지도화한 연구가 보고되었으며 (24), 최근에는 이러한 다중 모달리티 데이터를 공동 정합하고 분석하는 표준화 파이프라인도 제안되고 있다 (25). 공간 플럭소믹스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히 대사물이나 표지를 시각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학적 층위를 통합하여 공간적으로 조직된 대사 네트워크를 재구성하는 데 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단순한 방법론의 진보를 넘어 새로운 생물학을 드러내고 있다. 다음 절에서는 암, 신경계, 간을 중심으로 공간 플럭소믹스가 실제 생물학적 질문에 어떤 통찰을 제공했는지를 살펴본다.
2-5. 공간 플럭소믹스의 활용
공간 플럭소믹스의 가치는 새로운 기술 자체보다, 기존 방법으로는 보이지 않던 생물학을 드러낸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서로 다른 조직과 질환에서 공통된 교훈을 제시한다. 즉, 대사는 공간적으로 균질하지 않으며, 그 이질성 자체가 중요한 생물학적 정보라는 점이다.
가장 먼저 이러한 통찰이 주목받은 분야는 암 연구다. 종양 내부에는 저산소와 정상산소 영역이 공존하고, 혈관 분포와 영양소 공급 역시 균일하지 않다. 따라서 동일한 종양 안에서도 세포들은 서로 다른 대사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대사체학과 플럭스 분석은 종양을 하나의 평균적인 조직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일세포 공간 동위원소 추적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같은 종양 내부에서도 de novo 지방산 합성의 정도가 세포마다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 관찰되었으며, 벌크 분석에서 하나의 평균값으로 보이던 현상이 실제로는 서로 다른 세포 집단의 혼합 결과임이 드러났다 (3). 이는 종양 대사를 단일한 표현형이 아니라 공간적으로 조직된 대사 생태계로 이해해야 함을 시사한다.
신경계에서는 대사 반응의 공간적 국소성과 시간적 신속성이 강조된다. 급성 자극을 가한 치상회(dentate gyrus) 과립세포층에서MALDI-MSI와 ¹³C 추적을 결합한 연구는 자극 후 수십 초 이내에 이노신(inosine)이 증가하고 비산화적 펜토스 인산 경로(non-oxidative pentose phosphate pathway)가 활성화되는 현상을 약 20 μm 해상도에서 시각화하였다 (15). 중요한 점은 이러한 반응이 뇌 전체에서 균일하게 일어난 것이 아니라 특정 세포층에 국한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신경 활동에 수반되는 대사 변화가 매우 빠르고 국소적으로 조직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공간 정보가 없는 벌크 분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간은 또 다른 교훈을 제공한다. 인체 간 조직 절편을 ex vivo로 유지하면서 ¹³C 추적과 MFA를 수행한 연구에서는 설치류에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던de novo 크레아틴 합성과 가지사슬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 BCAA) 아미노전이 활성이 확인되었다 (23). 이는 대사 플럭스가 종(species)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으며, 설치류 연구 결과를 인간에게 직접 적용할 때 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다만 이 연구는 공간 정보를 보존한 공간 플럭소믹스라기보다, 공간 해상도 없이 절대 플럭스를 정량한 ex vivo MFA 연구에 가깝다. 따라서 앞서 제시한 기술 지형도에서는 높은 플럭스 추론 능력을 갖지만 공간 해상도는 제한적인 영역에 해당한다.
이들 사례는 서로 다른 생물학적 맥락을 다루지만 공통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공간 플럭소믹스는 균질화 과정에서 평균값 뒤에 숨겨졌던 대사의 이질성을 드러내며, 세포와 조직이 공간적으로 조직된 대사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보여준다.
3. 결론 및 전망
공간 플럭소믹스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표지는 플럭스가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기술이 직접 제공하는 것은 공간적으로 분해된 표지 분율이나 동위원소체 분포이며, 절대 플럭스는 별도의 모델링과 추론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표지 지도를 곧바로 플럭스 지도로 해석하는 것은 여전히 이 분야에서 가장 흔한 과대해석의 원인이다.
둘째, 동위원소 정상상태(isotopic steady state) 가정은 항상 성립하지 않는다. 포유류 조직에서는 중간체 풀이 크고 turnover가 다양하기 때문에 정상상태 도달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며, 짧은 표지 실험이나 급격한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비정상 상태의 동역학을 고려해야 한다(26).
셋째, 생체 내(in vivo) 실험에서는 트레이서 전달 자체가 중요한 교란 요인이다. 특정 조직 영역에서 낮은 표지가 관찰되더라도, 그것이 낮은 대사 활성 때문인지 아니면 혈류와 관류(perfusion)의 차이 때문인지는 쉽게 구분할 수 없다. 따라서 공간적 표지 패턴은 조직 생리학적 맥락과 함께 해석되어야 한다.
넷째, 공간 해상도와 분석 성능 사이에는 본질적인 상충 관계가 존재한다. 공간 해상도를 높일수록 픽셀당 시료량이 감소하여 감도와 정량성이 저하되며, 특히 농도가 낮은 중간 대사물의 검출이 어려워진다. 현재의 MSI 플랫폼들은 공간 해상도, 분자 범위, 감도, 처리량 사이에서 서로 다른 절충점을 선택하고 있다.
다섯째, 정량화와 표준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MSI에서 검출되는 신호 가운데 실제 대사물로 신뢰성 있게 주석(annotation)되는 비율은 아직 제한적이며, 데이터 처리와 정량화 방법도 연구실마다 차이가 크다 (27). 공간 플럭소믹스가 성숙한 정량 과학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내부표준, 데이터 형식, 분석 파이프라인의 표준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한계들은 결국 하나의 문제로 수렴한다. 현재까지는 높은 공간·구획 해상도와 절대 플럭스 정량을 동시에 달성한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은 공간적으로 정교한 표지 정보를 제공하지만 플럭스 추론에는 한계가 있고, 반대로 MFA 기반 접근은 플럭스를 정량할 수 있지만 원래의 공간 정보를 상당 부분 잃는다. 기술 지형도에서 우상단이 비어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향후 발전은 이 빈 영역을 채우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간 및 구획 정보를 유지한 상태에서 INST-MFA를 적용하려는 시도, 단일세포 동위원소 추적과 공간 멀티오믹스의 통합, 정량 내부표준의 표준화, 그리고 열역학 및 기계학습 기반 모델의 발전이 그 후보들이다. 이는 개체 수준의 플럭스 연구가 남긴 다음 과제, 즉 조직을 균질한 단위로 가정하지 않고 세포와 세포소기관 수준까지 플럭스를 정량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4).
궁극적으로 공간 플럭소믹스의 목표는 대사물의 위치를 시각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분야가 지향하는 것은 공간과 구획 속에서 실제로 흐르는 대사 네트워크를 정량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표지의 지도가 플럭스의 지도로 확장될 때, 균질화 과정이 평균값 뒤에 감추어 두었던 대사의 공간적 조직 원리는 비로소 정량적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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