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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서 오토파지의 다면적 역할: 종양세포의 내인적 조절에서 종양미세환경 면역감시까지

  • 작성자

    정하나, 정희선 (국립암센터)
  • 작성일자

    2026-03-16
  • 조회수

    1687

암에서 오토파지의 다면적 역할: 종양세포의 내인적 조절에서 종양미세환경 면역감시까지 

(Multifaceted Roles of Autophagy in Cancer: Linking Tumor-Intrinsic Regulation to Immune Surveillance)


정하나: 국립암센터 연구소 암생물학연구부 암전이연구과 (hana0106@ncc.re.kr)

정희선국립암센터 연구소 암생물학연구부 암전이연구과​ (heesunch@ncc.re.kr )

 

1. 서론

 

오토파지(Autophagy)는 '자가포식(Self-eating)'을 의미하는 라틴어 유래 용어로,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세포질 구성물 및 세포소기관을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라 불리는 이중막 소포에 격리한 후 라이소좀(lysosome)으로 전달하여 분해 및 재활용하는 세포내 생물학적 경로이다. 오토파지는 세포 유형에 따라 활성 정도가 다르지만, 거의 모든 진핵세포에서 기저 수준으로 유지되며, 손상된 소기관 및 오래된 단백질의 효율적 재활용을 통한 세포내 항상성 유지가 그 주요 기능이다. 특히 세포 내외의 항상성이 교란되는 다양한 스트레스 조건에서 오토파지 반응은 유도되어 증가한다 (1, 2).

진화론적 관점에서 오토파지는 하위 진핵세포가 영양 제한 조건 하에서 생존 능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전형적인 생존 경로이며, 오토파지 기능이 보존된 세포는 오토파지가 결여된 세포에 비해 대사 스트레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3).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일본의 Ohsumi 연구그룹은 효모(yeast)에서 핵심적 오토파지 조절 유전자군(Autophagy-related gene; ATG)을 동정하였으며, 이들 유전자의 대부분은 척추동물을 포함한 상위 진핵생물에서도 유사 유전자/단백질(orthologues)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1). 이 공로로 Yoshinori Ohsumi는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단독 수상하였다.

오토파지의 세포 생존 기능은 다세포 개체 수준에서도 명확히 관찰된다. 전신 오토파지 결핍 마우스는 '출생 후 영양결핍’(postnatal starvation)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하는 '주산기 사망’(perinatal death) 표현형을 나타내는데 (4), 이는 오토파지가 개체 수준의 대사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임을 직접적으로 증명한다. 대사적 보존기능 이외에도, 오토파지는 마우스 배아발생 후기 단계에서 폐 폐포(alveolar) 세포의 분화에 핵심 기전으로 작용하는 등 (5), 다세포 개체 수준에서 오토파지 경로의 생리학적 중요성은 주로 전신 또는 조직 특이적 오토파지 인자 결핍 개체 모델들을 통해 다각도로 제시되고 있다 (6, 7). 아울러 다양한 병리적 상황에서 오토파지 경로를 조절할 수 있는 임상적으로 실행 가능한 표적을 규명하려는 시도도 지속되고 있다 (8). 그러나 다양한 병리적 현상에 대한 오토파지의 조절 가능한 표적에 대한 분자수준의 작용기전과 개체수준의 병리현상 예방 및 치료를 위한 구체적 증거의 규명은 여전히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오토파지는 암, 퇴행성 뇌질환, 대사질환을 비롯한 광범위한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그 기전의 복잡성만큼이나 질환별로 상이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중에서도 암은 오토파지의 이중적이고 맥락 의존적인 역할이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되어 온 분야로, 본 글에서는 여러 질환 중 특히 암의 발생과 진행 과정에서 오토파지가 수행하는 다양한 역할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2. 암 발달과정에서 오토파지의 이중적 역할 


암의 발생 및 진행 과정에서 오토파지는 '양날의 검'으로 비유되며, 종양 억제 및 종양 촉진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능적 이중성은 다양한 암 유전자 또는 종양 억제 인자와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며, 종양의 세포적 맥락 의존성(context-dependency), 종양의 유형 및 발달 단계에 따라 오토파지 활성의 필요 정도가 달라진다. 종양 형성 초기 단계에서는 오토파지가 종양 억제 기전으로 작용하는 반면, 이미 형성 발달된 종양에서는 저산소증, 영양 결핍, 치료 반응 등 다양한 내,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기전으로 작용하여 종양의 생존과 진행을 촉진한다 (그림 1). 다양한 암종에서 오토파지의 역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단계별 주요 오토파지 인자가 결핍된 개체 암 모델에서도 상이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표 1), 암 발달 과정에 따른 오토파지의 정확한 분자수준의 역할 규명이 절실히 필요하다.

 

2-1. 종양 세포에서 오토파지의 종양 억제 기능

 

오토파지는 세포 및 조직 항상성 유지에 필수 기전으로서, 오래된 단백질의 품질 관리(quality control), 손상된 소기관의 선택적 제거 및 대사 항상성 조절을 통해 유전체 안정성(genomic integrity)을 유지하고 정상 세포의 암세포로의 전환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9). 특히 종양 발생 초기 단계에서 오토파지는 산화 스트레스, DNA 손상, 유전체 불안정성의 확산을 억제함으로써 종양 형성을 저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림 1).

오토파지의 종양 억제 역할에 관한 연구는 인간 유방암, 난소암 및 전립선암의 40~75%에서 오토파지 핵심 유전자인 BECN1의 단일 대립유전자 결실(monoallelic deletion)이 관찰된다는 발견에서 비롯되었으며 (10), 이후 전신 이형접합 (heterozygous) Becn1 결핍 마우스에서 림프종, 간세포암종 및 폐선암종이 발생하며 (11), 종양 내 Beclin1 단백질 발현 감소는 불량한 예후 유의한 상관관계가 보고되어 Beclin1 매개 오토파지의 종양 억제 기능을 시사한다.  

또한, 선택적 오토파지 수용체(cargo receptor)인 p62/SQSTM1의 역할이 주목된다. KRas 유도 종양 세포에서 관찰되는 p62의 과발현은 Nrf2 및 NF-κB를 활성화하여 염증 반응과 종양 진행을 초래하는데 (12), 이는 오토파지 억제에 따른 p62 축적이 종양 발달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암시한다. 과발현된 p62는 기전적으로 항산화 및 생존 유전자군의 핵심 전사인자인 NRF2의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NRF2 활성화로 매개되는 종양 세포 생존을 증가시킨다 (13). 다만, p62의 발현 증가와 축적은 오토파지 활성과 무관하게 조절될 수 있으며 (12). 이는 오토파지 활성 여부와 독립적으로 p62가 다양한 암에서 초기 종양 형성을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밖에도 오토파지의 종양 억제 기능은 다양한 전임상 모델에서 확인되었다. 약리학적 또는 유전학적 방법으로 오토파지 활성을 억제할 경우, 폐, 간, 유방 등 여러 장기의 정상 조직에서 초기 암화 병변(early neoplastic lesions)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표 1). 이 결과들은 오토파지가 다양한 발암성 자극들의 정상 세포내 축적을 제어하는 주요 기전임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오토파지 억제 시 관찰되는 초기 암화 표현형의 많은 경우 양성 병변(benign tumor)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14). 이는 정상 세포의 암화 전환에 오토파지 억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암의 악성화 및 진행에는 추가적인 분자 기전이 관여함을 시사한다.

 

2-2. 종양 세포에서 오토파지의 대사 적응과 종양 촉진 기능

 

다양한 전임상 암 모델에서 종양이 형성된 이후, 오토파지를 억제하면 암의 진행과 악성화가 저해됨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종양 발달 확립 단계에서 오토파지가 종양 촉진 경로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그림 1). 정상세포에서 작용하는 오토파지의 세포 손상 방지기능과 다르게, 빠른 증식과 대사 재구성으로 인해 만성적인 영양 결핍 및 산화 스트레스에 직면한 암세포에서는 오토파지가 기능적 미토콘드리아 유지와 세포 내 구성 요소의 재활용을 통해 대사 기질을 공급하고, 혹독한 종양 미세환경 (tumor microenvironment, TME)에 대한 적응작용에 기여한다 (15). 

오토파지가 결손된 암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대사기능인 산화적 인산화 (oxidative phosphorylation) 저해 현상과 더불어 글루타민 및 지방산과 같은 주요 대사 기질의 공급 이상이 보고되는 등 (16, 17), 오토파지가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 재구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함을 제시한다. 좀더 정확하게 미토콘드리아 품질 관리 기전으로 알려진 선택적 오토파지의 일종인 미토파지(mitophagy)가 암세포의 대사 재구성에 필수적임을 암시한다.

개체 수준에서 오토파지의 종양 촉진 기능은 다양한 유전자 변형 마우스(genetically engineered mouse, GEM) 종양 모델을 통해 확인되었다. 이상 활성화된 HRas 또는 KRas 종양유전자 돌연변이는 기저 상태의 오토파지 활성을 증가시켜 복합적인 대사 스트레스 조건에서 종양 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17), KRas 돌연변이 기반 비소세포폐암(NSCLC) 모델에서 오토파지 관련 유전자인 Atg7 또는 Atg5 결손 시 종양 크기가 감소됨이 관찰되었다 (18, 19). 

KRas 변이 췌장암 모델에서 Atg5 또는 Atg7 결손은 췌장관선암(PDAC)으로의 진행을 억제하였으나, Trp53의 결손 또는 돌연변이 조건에 따라 췌장암의 공격적 진행이 가속화되거나 (20) 감소하는 (21) 상반된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Trp53의 결손정도에 따라 글루코스 대사 활성변화가 원인으로 생각되며, 임상적으로 보다 연관성이 높은 Trp53 우성억제 (dominant negative) 돌연변이 조건에서의 종양 진행 감소가 더 신뢰할 만한 결과로 평가된다. 또한 Braf^V600E/+ 및 Pten+/Δ; Braf^V600E/+ 흑색종 마우스 모델에서 Atg7 결손은 종양 성장 감소 및 생존율 증가를 유도하였다 (22). 이러한 GEM 모델 연구 결과들은 오토파지가 종양유전자 특이적, 그리고 조직 특이적 맥락에서 종양 촉진 기능을 수행함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표 1).


그림 1. 종양 내인성 오토파지의 역할 (Tumor-Intrinsic Role of Autophagy)

  

 

3. 종양 미세환경에서 세포군별 오토파지의 역할


오토파지의 영향은 암세포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암 주위 TME를 구성하는 면역세포 및 기저세포에서의 오토파지 역시 종양 성장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TME 구성 세포들은 오토파지를 통해 종양 세포에 대사 기질을 제공하거나 면역 억제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종양 성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3-25). 그러나 오토파지의 이중적 역할은 TME 내 면역세포에서도 관찰되며, 특정 면역세포 아형, 암의 발달 단계, 미세환경 조건에 따라 면역 촉진 또는 면역 억제 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난다 (26) (그림 2). 따라서 TME에서도 오토파지의 기능은 종양 맥락과 세포 세부 유형에 따라 정밀하게 분석 및 이해되어야 한다 (표 2).

 

3-1. 종양 미세환경 면역세포군별 오토파지 조절

 

1) T 세포

오토파지는 영양이 제한된 TME에서 종양 침윤 림프구(tumor-infiltrating lymphocytes, TILs)의 생존과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세포의 해당과정(glycolysis) 활성화로 축적된 젖산(lactate)은 TME 내 T 세포에서 자가포식소체 형성을 억제하여 오토파지 활성을 저하시키고, 이는 T 세포 사멸 증가와 연관 가능성이 보고되었다 (27). 또한, 종양 미세환경 내 과도하게 축적된 칼륨(potassium, K⁺)은 T 세포의 영양분 흡수를 제한하여 오토파지를 유도함으로써, T effector 세포의 줄기세포성 기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28). 이와 같이 T 세포에서 오토파지의 세포 생존 및 분화 기능과는 반대로, Atg5가 결핍된 마우스 종양에서 분리된 CD8⁺ T 세포는 포도당 흡수가 증가되고, 이펙터 기억 T 세포 표현형(effector-memory phenotype)이 우세한 양상을 보이는 등 오토파지 억제가 CD8⁺ T 세포의 대사 프로그램과 기능적 분화를 조절함으로써 항종양 면역의 강도 증가와 지속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었다 (29).

종양 촉진 기능을 가진 조절 T 세포(regulatory T cell, Treg)에서도 오토파지는 핵심적인 대사 조절 기전으로 작용한다. Atg5 또는 Atg7이 결핍된 Treg 세포에서는 mTORC1–MYC 신호와 해당과정이 활성화되어 대사 프로그램이 재편되고, 그 결과 Treg 세포의 생존과 면역 억제 기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30). 

이와 같이 오토파지 활성은 암세포 특이적 대사변화와 연관된 CD8⁺ T 세포의 기능 유지에 이중적 기능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식 암 모델에서 CD8⁺ T 세포의 탈진에 기여하고, 면역 억제적 Treg 세포의 생존을 유지하는 역할이 보고되어 오토파지 저해를 통해 종양내T 세포의 기능 유지와 종양 친화적 Treg세포의 효과적 제어에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2).

 

2) 수지상 세포 (Dendritic cell, DC)

수지상 세포(DC)는 항원 처리 및 제시를 통해 T 세포를 활성화하는 대표적인 항원 제시 세포(antigen-presenting cell, APC)이다. 오토파지는 TME에서 DC의 항원 처리 및 제시 능력을 조절하여 항종양 T 세포 반응의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 (31). 구체적으로, Atg5는 DC의 CD36 발현을 조절하며 MHC class II 매개 종양 항원 제시에 중요한 역할이 보고되었으며, ATG5 결핍 DC는 항원 처리 능력이 저하되고, 그 결과 종양 특이적 CD4⁺ T 세포 활성화가 감소하였다 (32). 또한 DC 특이적 PIK3C3(Vps34) 결핍 GEM 마우스를 이용해 B16 흑색종 이식 암 모델 제작시, 종양 특이적 세포독성 T 림프구 활성이 감소하고 폐 전이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33). 이러한 결과들은 오토파지 활성이 정상 DC의 항원 제시 기능 유지와 생존 능력에 기여함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DC 특이적 오토파지 인자의 결손 모델에서 사용한 이식암 및 전이암 모델의 특이성으로 향후 암종별 맥락 의존적인 조건에서 면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3) 종양 연관 대식세포 (Tumor-associated macrophage, TAM)

종양 연관 대식세포 (tumor-associated macrophage, TAM)는 TME에서 가장 풍부한 면역세포 중 하나로, 종양 억제적 (항종양; M1-like) 또는 종양 친화적 (친종양; M2-like) 특성을 나타낸다. TAM은 식세포작용(phagocytosis)을 통해 항원을 처리하여 T 세포에게 제시하는 APC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사멸한 종양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LC3 연관 식세포작용(LC3-associated phagocytosis, LAP)을 유도한다. LAP는 오토파지 관련 인자들을 다수 공유하며, 오토파지 경로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보여준다. Atg5가 결핍된 대식세포에서는 STING–type I interferon 신호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항종양 면역 반응이 증가하는 현상이 보이는데 (34), 이는 오토파지가 세포질 DNA 감지 신호를 조절함으로써 염증 반응의 강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기전으로 작동하며, 특정 종양 조건에서 오토파지 억제가 항종양 면역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오토파지의 약물학적 억제는 TAM의 면역 촉진하는 M1 상태로의 전환을 유도하여 효과적으로 항암 면역 반응을 증강시킨다고도 알려졌다 (35).

종합하면, TME 내 면역세포군에서의 오토파지는 단순한 암의 활성화 또는 억제의 이분법으로 설명될 수 없다. T 세포에서는 대사 적응과 세부 아형별로 기능적 분화의 균형을 조절하고, DC에서는 항원 제시 효율과 면역 반응의 방향성을 조정하며, TAM에서는 대사 항상성과 M1과 M2의 분화 및 면역극성 특성을 결정하는데 관여한다 (그림 2). 이러한 맥락 의존성은 오토파지를 치료 표적으로 조절할 때 세포 유형과 질병의 단계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3-2. 종양 연관 섬유아세포(Cancer-associated fibroblast, CAF)에서 오토파지의 역할

 

종양 연관 섬유아세포 CAF는 TME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비면역성 기저 세포로서,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 재구성, 성장인자 및 케모카인 분비, 면역세포 유입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 연구들은 CAF가 단순한 구조적 지지 세포를 넘어 종양의 대사 환경과 면역 균형을 적극적으로 재편하는 주요 조절인자임을 보여주며 (36), 이 과정에서 오토파지는 CAF의 대사 리프로그래밍과 분비 표현형을 조절하는 핵심 기전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저산소 및 영양 결핍 조건의 TME에서 CAF의 오토파지 활성화는 세포 내 거대분자물 분해를 통해 아미노산과 같은 대사 중간체를 재공급하며, 이는 인접한 종양 세포의 성장 및 생존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췌장암 모델에서 종양 세포에 의해 활성화된 CAF의 오토파지는 알라닌(alanine)과 같은 비필수 아미노산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종양세포로 유입된 아미노산은 TCA 회로 활성과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3). 이는 종양 미세환경 CAF의 오토파지 활성화가 종양 세포 대사를 직접적으로 지원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결과이다. 또한 오토파지 활성 증가는 IL-6, IL-8과 같은 염증성 종양 촉진적 사이토카인 분비와 연관되어 두경부암 등에서 종양 성장을 촉진한다고 제안되었다 (37). 이러한 결과는 CAF의 자가포식이 대사적 지원뿐 아니라 특정 사이토카인/케모카인의 분비 신호를 통해서도 TME를 재편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 경로 저해를 통한 항암 효능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림 2) (표 2). 

반면, 췌장암 마우스 모델에서 CAF의 오토파지를 억제하였을 때 면역 회피 현상이 보고되기도 한다. CAF 오토파지에 의한 암세포를 향한 대사 지원 기능과 다르게, 면역 보존(immuno-competent) 동종이식 모델에서 CAF 오토파지 결핍은 IL-6 생성 감소 유도하고, 이에 따라 암세포의 CD274(PD-L1) 축적이 유도되고, 항암 면역감시 기능이 약화되는 방향으로 TME를 재편한다고 보고되었다다 (38). 기존의 CAF 오토파지 역할과 상이한 결과는 면역관문 (Immuno-checkpoint)억제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악성 췌장암에서 CAF 특이적 오토파지를 표적으로 하는 병용 전략을 통해 치료적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AF의 기능적 이질성 (heterogeneity)으로 설명되는 일부 CAF 아형의 경우 일반적인 개념과 달리 CAF의 오토파지가 종양 억제와 연관됨을 알 수 있다 (36). 

종합하면, CAF에서의 오토파지는 대사 기질 공급을 통한 종양 세포 성장 촉진과 특정 분비 인자 조절을 통한 면역 억제적 TME 형성에 모두 기여하는 다면적 기전이다. 그러나나, CAF 오토파지를 치료 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CAF 아형 특이적 기능과 종양 맥락에 대한 정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림 2. 종양미세환경(TME) 에서의 오토파지 활성이 암 발달에 미치는 영향 (Tumor Microenvironment-Driven Autophagy in Cancer)

  

 

3-3. 암세포 오토파지 조절에 의한 TME 면역감시 조절기능

 

오토파지는 암 세포 또는 TME 구성세포군 자체의 내인적(cell-intrinsic) 조절기전 뿐 아니라 TME 내 면역감시(immunosurveillance) 기능의 조절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암세포에서의 오토파지 결여는 종양의 면역 회피를 촉진하거나, 반대로 면역계에 의한 종양 제거를 강화하는 상반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중성은 암의 유형, 발달 단계, TME의 구성에 따라 맥락 의존적으로 결정된다.

최근, 암세포 내인적 오토파지 조절이 TME 면역세포군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한 모델에서 보고되었다. 오토파지 의존적 페롭토시스(ferroptosis)에 의해 사멸하는 췌장암 세포에서 방출된 KRAS 이상활성 돌연변이는 종양 관련 대식세포(TAM)를 면역 억제적 M2 표현형으로 재편성하여, 암의 진행 촉진 및 화학요법 저항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었다 (39). 

다양한 마우스 암세포주 패널을 대상으로 수행된 genome-wide CRISPR 스크리닝 연구에서, 세포독성 T 림프구(cytotoxic T lymphocytes, CTLs) 매개 암세포 사멸에 대한 면역 회피와 관련 유전자군 및 경로를 동정한 결과, 오토파지 경로가 CTL 매개 면역 회피의 핵심 기전임이 규명되었다 (40). 다른 연구 그룹에서는 암세포 내 오토파지가 MHC class I 분자의 라이소좀 분해를 통해 종양 항원 제시를 억제함으로써 면역 회피를 촉진하며, 이로 인해 오토파지 결손 암세포는 CD8⁺ T 세포 매개 세포 독성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하여 암 발달이 저해된다고도 보고하였다 (41). 이 밖에도 최근 오토파지 개시인자 Ulk1/Atg1을 조직 특이적으로 결손시킨 췌장암 GEM 모델에서 암의 발달이 현저히 감소됨이 보고되었는데, 원인기전으로 암의 내인적 오토파지 억제와 이에 따른 암세포 유래 사이토카인/케모카인 패턴의 변화가 친종양 골수세포아형과 M2 대식세포의 감소 및 DC의 증가를 유도함으로써, 항암 면역세포군의 침윤과 생존을 촉진한다고 제시되었다 (42). 이러한 최신 연구 결과들은 암세포 내인적 오토파지 조절이 TME를 면역억제 환경에서 면역 활성화 환경으로 재편할 수 있음을 다양한 암종 모델에서 일관되게 증명하고 있다.

 

4. 결론; 임상적 함의 및 전망


오토파지 저해제를 활용한 항암 전략은 다양한 기전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표적 치료, 방사선 치료, 면역관문 억제제와의 병용 요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25). 오토파지는 종양 세포뿐 아니라 면역세포와 CAF를 포함한 TME 구성 세포 전반에서 작동하는 기본적인 항상성 기전이므로, 오토파지를 치료적으로 조절할 경우 종양 세포 내인적 효과뿐 아니라 면역 및 기질 세포를 통한 종양 외인적 (tumor-extrinsic)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특정 단계 또는 특정 세포군을 겨냥한 오토파지 조절 전략 또한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8, 25, 43). 

전신 오토파지 인자 결여 시 개체의 혈장 내 순환 아르기닌 감소로 간암 진행이 억제된다는 보고를 필두로 (44), 최근 전신 Atg 유전자 결손 폐암 GEM 마우스 모델에서도 암의 진행 및 발달이 저해된다는 중요한 결과가 제시되어 (45), 오토파지 저해제를 이용한 항암 전략의 효능과 안전성이 전신 개체 모델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표 2). 나아가 암과 TME의 상호작용에 의한 면역감시 기능은 전신 오토파지 억제에 활성화되는 현상을 보이며, 오토파지를 통한 전신 대사 조절 또한 암의 발달 및 악성화 과정에서 중요한 조절기전임을 암시한다.

더불어, 향후 연구는 종양 세포 선택적 오토파지 조절 또는 TME 특정 세포군을 표적으로 하는 정밀 오토파지 조절 전략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오토파지의 맥락 의존성을 고려할 때, 임상적 의사 결정은 종양 유형, 진행 단계, 치료 병력, 개체의 면역 상태를 통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암과 TME 세부 세포군에서 오토파지 이질성과 맥락 의존적 특성을 고려한 정밀 조절 전략의 수립이 향후 오토파지 표적 항암 치료법 개발의 핵심적 토대가 될 것이며, 이는 난치성 암 환자의 치료 성적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 특이성

유전자

암 종류

마우스 모델

암 진행

효과

PMID

전신

Becn1

폐선암종, 간선암, 림프종

GEMM

촉진

전신 이형접합(heterozygous) 결핍시 암 발생증가

14657337

Becn1

유방암

GEMM

촉진, 억제

이형접합 결핍시 WNT1활성에 의한 자발적 암 증가

25483966

Atg7

폐암

GEMM

억제

전신 유도 Knockout에 의한 암의 진행 감소, 양성병변 유도

24875857

Atg7

폐암

GEMM (KP)

억제

KRAS 유도 폐암모델, Adeno-Cre 비강투여후 종양 진행억제,
미토콘드리아 대사 저해 관련

23824538

Atg5

폐암

GEMM (KP)

억제

KRAS 유도 폐암모델, Adeno-Cre 비강투여후 종양 진행억제,
미토콘드리아 대사 저해 관련

24445999

췌장

Atg5

췌장암

GEMM (KPC)

억제

자발적 췌장암 마우스 모델(KPC)에서 종양발달 저하

24875860;

Ulk1

췌장암

GEMM (KPC)O.T.

억제

자발적 췌장암 마우스 모델(KPC)에서 종양발달 저하,
 TAM M2, PMN-MDSC
침윤 감소, DC 침윤 증가

41408407

Atg4CA

췌장암

GEMM(KP)

억제

자발적 췌장암 마우스 모델(KPC)에서 종양발달 저하,
TAM M2
침윤 감소

29317452

피부/멜라닌

Atg7

흑색종

GEMM

억제

흑색종 발생및 진행 저해, 세포노화 유도

25673642

유선 상피

Fip200

유선암종

GEMM

억제

유선종양 발생및 진행 억제, T 세포 침윤 증가

21764854

Atg5, Atg7

간암(선종)

GEMM

촉진

자발적 암(양성, Benign) 증가, p62 축적과 연관

21498569

장 상피

Atg7

대장암

GEMM

억제

종양발달 저하, CD8+ T 활성 강화

26214133

1. 자발적 암모델에서 오토파지 유전자 결손이 암 발생 및 진행에 미치는 효과

*GEMM : Genetically Engineered Mouse Model (유전자 변형 쥐 모델), *KP: LSL-KRasG12D, Trp53lox/+, *KPC:LSL-KRasG12D, Trp53lox/+, Pdx1-Cre

 

표적 세포 종류 유전자 암 종 마우스 모델 암 진행 효과 PMID
암화 TME 표적 시스템
CD4+ T (면역 세포) Atg5 흑색종 S.C. OX40-Cre 억제 Treg 침윤 감소, CD8+ T 활성 증가 40977681
Fip200 흑색종, 대장암 S.C. Cd4-cre 촉진 T세포 apoptosis 증가로 인한 침윤 감소 29150439
골수 (면역 세포) Atg5, Becn1 흑색종 S.C. LysM-Cre 억제 TAM에서 STING-type I IFN 분비 증가 30245008
골수 (면역 세포) Atg5 흑색종, 대장암 S.C. LysM-Cre 억제 TAM에서 TGF-b1 분비 감소 28686632
DC (면역 세포) Atg5 림프종 S.C. CD11c-Cre 촉진 DC 항원 제시성 감소 30900506
췌장 성상 (Pancreatic Stellate Cell) Atg5, Atg7 췌장암 Xeno shAtg5, shAtg7 억제 기질 대사산물(alanine) 분비 감소 27509858
암 연관 섬유아세포(CAF) Atg5 유선암종, 대장암, 흑색종 등 S.C. aSMA-Cre 억제 Treg 세포 침윤 감소 38862534
Atg5 췌장암 O.T. Acta2-cre 억제 CD8+ T 침윤 증가, Treg/TAM 침윤 감소 38174993
전신 (기타) Atg5 췌관선암종(PDAC) O.T. Ubc-Cre 억제 CAF 활성 감소 35786294
전신 (기타) 비소세포폐암(NSCLC) GEMM Adeno-Cre rlTA; shAtg5; KP 억제 전신 대사 변화 및 T세포 침윤 증가 36156071
전신 (기타) Atg7 흑색종, 간암 S.C. Ubc-Cre^ERT2 억제 전신 아르기닌 농도 암세포 성장에 영향 30429607
전신 (기타) Atg5 전립선암 S.C. Ubc-Cre^ERT2 억제 항종양 CD8+ T 활성 증가 30970253

2. 암 마우스 모델에서 TME의 오토파지 결손이 암 발생 및 진행에 미치는 효과

* Xeno: Xenograft model (이종이식 모델), *S.C.: Subcutaneous model (피하이식 모델), *O.T. : Orthotopic model (동소이식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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