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분자생물학회입니다.
뇌백질, 수초, 그리고 희소돌기아교세포의 허혈성 손상: Efforts to touch for untapped cells in brain ischemia
작성자
최준영 (아주대학교)작성일자
2025-11-20조회수
367뇌백질, 수초, 그리고 희소돌기아교세포의 허혈성 손상: Efforts to touch for untapped cells in brain ischemia

최준영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뇌과학교실 및 신경과
jychoi@aumc.ac.kr / taz312@gmail.com
연구를 하게 된 계기, 에피소드
연구를 하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기 전에 제가 의과대학에 원서를 넣게 된 계기를 먼저 말씀드리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간단히 말씀드리면, 사실 저는 의과대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다가 닥터 노구찌라는 만화를 보고 감명을 받아 의과대학을 졸업했다고 꼭 임상의사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구나, 혹은 과학자가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의과대학으로 오게되었습니다. (이후 만화에서 본 많은 내용이 조작된 연구들이었다는 사실과 그의 행태를 알고 큰 실망을 했습니다.)
이후 졸업을 하고 학생 시절 실습을 돌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신경과를 전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수련을 받고 있는데,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이 신경과는 어렵게 어렵게 어려운 병을 진단하고나면 그 다음에 뭐 해줄게 있나? 라는 반응이 다수였습니다. 사실 지금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lecanemab같은 disease modifying 약물도 나오고 다양한 질환들의 병인 기전이 밝혀지면서 많은 약제들이 시장에 나와서 사용되지만 20여년 전의 전공의 시절을 지금 생각해보면 모르겠으면 그저 스테로이드를 시도해보는게 우선하는 일이었던 듯 합니다. 그러는 와중 전공의 시절에 이전에는 괴질로 여겨졌던 많은 질환들의 원인이 소위 얘기하는 중개연구로 밝혀지면서 새로운 치료법들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면 당장은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없지만 뭔가 새로운 것들을 실험실에서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전공의 고 년차 때 들었고, 마침 모교인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에서도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전문의 취득 후 김병곤 교수님의 지도하에 박사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럼 무얼 연구할까?를 본격적인 실험실 생활에 앞서 논의를 했었고, 지금도 그렇고, 물론 당시에도 별다른 게 없던 허혈성 백질 변성을 해보자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인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신체에 비해 큰 뇌를 꼽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만,뇌:신체 비율을 고려하면 단순히 신체에 비해 큰 뇌 크기보다는 뇌 실질 중 특히 큰 뇌백질이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인간의 뇌는 절반이 넘는 대략 55~60%가 뇌백질인 반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로 알려진 침팬지나 보노보도 뇌에서 백질은 40% 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또한 백질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인 다발경화증은 아마도 서구에서의 높은 유병율과 이환율로 이미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동양에 많은 허혈성 백질 변성은 특히 실험실 연구자체가 미미했습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질환은 지금 완전히 다른 처지에 있습니다. 다발경화증의 경우 수많은 면역조절제 및 disease modifying 치료제로 단계, 단계별로의 진료지침이 마련된 반면, 허혈성 백질 변성은 여전히 그저 이차예방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마도 허혈성 백질 변성에 대한 연구가 적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실험동물에서 기인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설치류의 경우 백질이 겨우 10% (생쥐)에서 15%(래트)정도이고 대부분의 허혈성 뇌병변은 중대뇌동맥 폐색을 이용한 연구가 주였습니다. 처음 연구를 시작하였을 당시, 비슷한 시기에 백질에 국한된 허혈성 백질 손상에 대한 생쥐 모델이 가능하냐 아니냐에 대한 상반되는 논문이 나왔었는데, 차용할 부분은 차용하고 발전시킬 부분은 발전시켜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백질 열공성 뇌경색 동물 모델을 셋업하였습니다.
연구 내용
허혈성 백질 변성 관련해서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열공성 뇌경색과 피질하 허혈성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는 미만성 허혈성 백질 변성에 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숙아에서 보이는 저산소성 뇌병증도 크게 보면 허혈성 백질 변성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성인 신경학을 했다보니 주로 성인에서 생기는 질환을 중심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백질의 주요 구성 요소는 신경 축삭 (axon)과 수초 (myelin)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저는 특히 수초와 수초를 생성하는 희소돌기아교세포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희소돌기아교세포는 다발경화증 연구를 통하여 많은 것들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다른 교세포들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병리조직학적 결과들이 수초와 희소돌기아교세포가 허혈성 백질 변성에서도 중요함을 시사하기도 했고, 또 연구를 시작할 당시 많은 주목을 받진 않았으니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에서 허혈성 백질 변성의 주된 병리 소견이라 할 수 있는 희소돌기아교세포의 허혈성 사멸과 그로 인한 허혈성 탈수초를 주된 연구테마로 진행하였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 초기에는 열공성 뇌경색 동물모델에서 뇌경색 후 신경염증을 감소시키면 뇌경색이 좋아지지 않을까? 라는 간단한 가설로 시작을 하였고, 신경염증 감소를 위해 대표적인 패턴인식 수용체 중 하나인 톨유사 수용체-2의 knock-out 생쥐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음 가설과는 다르게 톨유사 수용체-2가 없는 생쥐에서 열공색 뇌경색의 병변이 더 크고,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사멸이 더 많이 일어나는 반면, 뇌경색 후 신경염증은 차이가 없어 역시나 실험 연구가 쉽지 않구나를 깨달으면서 관찰하였던 내용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일차배양을 셋업하면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희소돌기아교세포도 톨유사 수용체-2를 발현하고 희소돌기아교세포의 톨유사 수용체-2는 세포 자율적으로 허혈성 손상에 대한 방어, 즉 허혈성 사멸을 막는다는 걸 밝히고 이후 희소돌기아교세포의 톨유사 수용체-2에 작용하는 내인성 리간드 하나를 발견하여 발표하였습니다(1-3).
이후, 톨유사 수용체-2가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에서는 회복의 첫번째 단계라 할 수 있는 손상받은 병변으로의 전구세포 이동을 촉진시킴을 확인하여 발표하였고(4), 당시 예상과는 달리 내인성 리간드를 추가로 더 준다고 해서 병변의 크기나 전구세포의 이동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는 않음을 알게되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톨유사 수용체-2를 매개로 희소돌기아교세포의 허혈성 세포 사멸을 막을 수 있는 필요, 충분 조건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 백신의 면역 부스터 중 하나로 톨유사 수용체-2의 리간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용체를 직접 활성화하기보다는 좀 더 희소돌기아교세포의 허혈성 사멸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톨유사 수용체-2의 신호전달 기전을 밝히게 되면 향후 이차예방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허혈성 백질 변성에서 새로운 치료 타겟이나 전략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는 생각에 희소돌기아교세포에서 톨유사 수용체-2의 신호전달 기전을 밝히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힘든 점 중 하나는 일차배양 세포를 획득하는 일이었습니다. 우선 학위를 하는 동안 손에 익은 고전적인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일차배양법은 세포를 얻을 때까지 시간이 길고, 연구자 개개인 사이에 세포를 획득하는 편차가 너무 컸고, 기존에 알려져 있던 항체 기반의 배양법들은 직접 해보니 문헌보다는 못한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문헌의 방법들을 바탕으로 누구나 손 쉽게, 비교적 길지 않은 시간에 많은 양의 일차 배양 희소돌기아교세포를 배양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5). 새로운 배양법으로 말미암아 최근 저희 실험실에서는 일차배양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가 실험에 쓰이고도 남게 되어 자연스레 남게되는 전구세포를 동결보존하는 방법을 셋업하였습니다(6). 혹 이 글을 보시는 연구자분들 중에서 일차배양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우선 사용해보시길 원하시는 분들은 연락주시면 동결되어있는 전구세포 한 두 바이얼은 보내드릴 수 있을 겁니다.

미만성 허혈성 백질 변성 동물 모델은 주로 인위적으로 아주 높은 수준의 고혈압을 만들거나 뇌로 가는 경동맥을 협착 혹은 폐색을 시켜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동물 모델을 이용하여 미만성 허혈성 백질 변성 동물의 조직학적 특성을 확인하였을 때, 백질에 있는 혈관내피세포 및 혈관 손상이 추후 허혈성 탈수초로 이어짐을 알게되어 최근 연구 중 하나는 희소돌기아교세포와 혈관내피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하고 있는 연구를 정리하면 이차예방 외에는 특별한 치료가 없는 허혈성 백질 변성에서 수초와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중심으로 허혈성 백질 변성의 기전을 좀 더 파헤쳐서 질환 특이적인 치료가 될 수 있는 밀거름을 만들어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
우선은 지금까지 해온 허혈성 백질 변성에 대한 연구를 좀 더 확장해서 앞서 잠깐 말씀드렸던 미숙아에서 보이는 저산소성 뇌병증이나 아니면 허혈성 백질 변성에서 혈관내피세포의 역할을 좀 더 규명하는 연구들을 단기적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특히 이런 연구들을 진행하려고 하니, 점점 실시간 변화를 3차원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저런 이미징 기법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또, 실시간으로 변화를 봐야하다보니 항체 기반에서 벗어나서 살아있는 희소돌기아교세포에서 수초를 볼 수 있는 이미징 프로브들을 공동연구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허혈 상태에서 백질의 수초와 희소돌기아교세포의 3차원 구조가 실시간으로 어떻게 손상이 되는지,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되돌릴 수 있는지, 궁극적으로 이차예방 외에는 치료가 없는 허혈성 백질 변성이라는 질환에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실험실 연구들이 모두 허혈성 백질 변성에 대한 것이지만, 저는 임상에서는 성인 뇌전증 환자들을 보고 있습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Activity-dependent myelination이라는 컨셉이 대두되면서 생리적인 신경 자극에 따른 적응성 수초화 (adaptive myelination)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2022년 소아에서 주로 나타나는 전신 뇌전증 동물 모델에서 뇌전증 발작에 따른 부적응성 수초화 (maladaptive myelination)이라는 컨셉(7)이 제시가 되면서 뇌전증 연구에 작지만 중요한 전환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운 좋게 지난 연구년동안 부적응성 수초화를 제시했던 실험실에서 1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그래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임상의 전문 분야인 성인 뇌전증과 실험실에서 주로 하는 수초, 희소돌기아교세포를 통섭하는 연구를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문헌
1. Choi JY, Cui Y, Chowdhury ST and Kim BG (2017) High-mobility group box-1 as an autocrine trophic factor in white matter stroke. Proc Natl Acad Sci U S A 114, E4987–E4995
2. Choi JY, Cui Y, Kang YM, Kim JH, Lee SJ and Kim BG (2014) Role of toll-like receptor 2 in ischemic demyelination and oligodendrocyte death. Neurobiol Aging 35, 1643–1653
3. Choi JY and Kim BG (2017) Toll-like Receptor 2: A Novel Therapeutic Target for Ischemic White Matter Injury and Oligodendrocyte Death. Exp Neurobiol 26, 186–194
4. Choi JY, Jin X, Kim H, Koh S, Cho HJ and Kim BG (2023) High Mobility Group Box 1 as an Autocrine Chemoattractant for Oligodendrocyte Lineage Cells in White Matter Stroke. Stroke 54, 575–586
5. Kim H, Kim BJ, Koh S et al (2024) Protocol for the acquisition and maturation of oligodendrocytes from neonatal rodent brains. STAR Protoc 5, 103327
6. Kim H, Kim BJ, Koh S, Cho HJ, Kim BG and Choi JY (2024) Cryopreservation of primary neonatal rat oligodendrocytes and recapitulation of in vitro oligodendrocyte characteristics. Front Cell Neurosci 18, 1520992
7. Knowles JK, Xu H, Soane C et al (2022) Maladaptive myelination promotes generalized epilepsy progression. Nat Neurosci 25, 596–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