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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제37회 설악학술대회 참관기
작성자
허윤하 (포항공과대학교)작성일자
2024-07-15조회수
10342024년도 제37회 설악학술대회 참관기
허윤하
포항공과대학교
hur9111@postech.ac.kr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설악학술대회에 참가한 신진 과학자 허윤하입니다. 올해 초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에 부임하여 연구책임자로서의 새로운 삶을 조금씩 배워가던 중, 제 37회 설악학술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설악학술대회는 다양한 생명과학 연구 동향을 다루며 미개제 연구 결과를 논의하는 자리로, 많은 연구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중요하고 드문 기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감사하게도 신진 과학자 세션에서 제 연구를 발표할 소중한 기회를 얻어 큰 기대를 안고 참가하였습니다.
이번 제 37회 설악학술대회는 크게 5개 분야의 세션과 신진과학자 세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세션이었던 New Technology for Translation Research에서는 화학정보생물학을 이용한 GPCR 리간드 발견 연구(이윤지 교수님), connectomics를 통한 뇌세포 연결성 연구(이상규 교수님), AI 기반 이미지 분석을 통한 신약 개발(최인희 박사님), 싱글 셀 핵 시퀀싱과 공간 전사체학을 통한 암 연관 지방세포 분석(이한웅 교수님) 발표가 있었고, 이를 통해 연구에서 이용가능한 새로운 방법론과 그 결과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신진과학자 세션에서는 여러 신진 교수님들의 발표를 통하여 줄기세포 생물학에서 면역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최신의 연구 동향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이후의 ‘생명과학연구 진흥을 위한 연구자 간담회’는 현재의 연구를 넘어 장기적으로 생명과학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의하는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둘째 날 Cancer Biology세션에서는 KRS 조절에 대한 연구(박경찬 교수님), TNBC의 PDZ 도메인의 역할에 대한 연구(이정형 교수님), Holotomography와 AI를 이용한 이미징 기술(박용근 교수님)에 대한 발표가 있었고, 이어진 Inflammation & Immunology 세션에서 만성 염증 중 혈관내피세포에서의 adhesion molecule의 발현 조절에 대한 연구(권유욱 교수님), ZO-1의 PDZ 도메인을 이용한 염증 조절에 대한 연구(송경섭 교수님), ER 스트레스와 바이러스 감염 중의 biomolecular condensate 형성(유주연 교수님)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제 연구 분야에 한정하여 사고하는 경우가 많아 시야가 편협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설악학회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을 수 있어, 이를 기반으로 생각지 못했던 영감을 받게 되어 유익했습니다.
연골 세포의 항상성 유지 기전으로서의 셀레늄 대사 작용에 대한 동천 신진 과학자 김진홍 교수님의 발표 이후 진행된 오후 그룹 활동 동안, 울산 바위까지 함께 등산한 여러 교수님들께서 신임 교원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소탈하게 해주셔서, 정상에 올랐을 때의 시원한 기분과 함께 오래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날과 둘째 날 모두 활발한 연구 논의 이후 저녁 시간에는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교수님들과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다른 학회와는 차별화되는 설악 학회만의 특징과도 같은 자리인데, 신진 연구자인 제가 현재 겪고 있는 여러 가지 고민을 이미 겪어보신 선배 연구자 분들께 연구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에 대해 들을 수 있어 가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은 Metabolism & Aging세션에서 식이를 이용한 HCC 모델 수립(오경진 교수님), 세포 노화 중 단백질과 RNA 대사 연구(강찬희 교수님), 텔로미어 항상성에 대한 연구(이현숙 교수님)에 대해 들을 기회를 가졌습니다. 특히 이 세션의 발표는,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가 노화와 관련이 있는 만큼, 더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정된 시간으로 인해 직접 질문을 드릴 기회는 아쉽게도 없었지만,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얻어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큰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연구 세션이었던 Genomics & Epigenomics에서는 암과 신경 질환에서 MERSCOPE 등 이미지 기반 공간 전사체학의 이용(배성우 박사님), T세포 활성에서 크로마틴 3D 구조(김형표 교수님), 알츠하이머 모델에서 자가포식의 조절(김태영 교수님)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3일간의 학회 마지막 연구 발표 세션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활발한 질의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끝으로, 서연수 교수님의 초청 강연을 통해 연구자로서 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서 지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학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작년까지 연구원이었던 제게 이제까지의 학회란 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자리에 그쳤습니다. 물론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 없으나, 연구 책임자로서 처음 참여한 이번 설악학술대회는 연구 결과를 논의하는 자리를 넘어, 연구자로서 앞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어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주신 37회 설악학술대회 위원장 지승욱 교수님을 비롯한 모든 설악위원회 교수님과 학회 사무국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학회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 계획을 구체화하고 단단한 연구 그룹을 만들어 이후 더 성장한 모습으로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